“누구든지 스스로 경건하다 생각하며 자기 혀를 재갈먹이지 아니하고 자기 마음을 속이면 이 사람의 경건은 헛것이라. 하나님 아버지 앞에서 정결하고 더러움이 없는 경건은 곧 고아와 과부를 그 환난 중에 돌아보고 또 자기를 지켜 세속에 물들지 아니하는 이것이라.” (야고보서 1:26,27)

2017년 12월 한달 대부분을 서 아프리카의 카메룬에서 보낸 적이 있습니다. Mercy Ship Africa 의료 봉사 활동으로 해마다 한두번씩 매번 3주 이상을 다녀오던 아내가 그 해는 자신의 의료 봉사에 동행하는 것으로 저의 생일 선물을 정하고 강권해서 그렇게 되었습니다. 의료인이 아닌 저는 프로그램 코디네이터라는 직책으로 환자 우송/관리, 경비 등 여러가지 일로 함선내에 있는 수술실에서만 근무하는 아내와는 달리 배 밖의 시내로 나가 장기적인 물리치료와 환자 숙소 및 치과, 안과 클리닉 시설들에서 활동을 하면서 여러모로 의미있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자신의 신앙과 삶의 관점을 깊게 한번 더 살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생각됩니다.

여러 교파에 속한 여러 나라 의료인들이 순전히 자원 봉사자로써 의사와 마취사는 2주 이상, 간호사나 물리치료사 및 그 외 식당, 엔지니어, 청소부, 컴퓨터 전문가, 회계사, 사무원 등의 봉사자들은 적어도 6개월 이상 함선에서 머물면서 이 지역에서는 도저히 치료가 불가능한 환자들의 수술과 치료를 위해 일하는 이들과 함께 보내면서 보고 느낀 것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그 중에서도 한가지 경험을 소개할까 합니다.

여성들이 아이를 출산할 때 필요한 산부인과 의료 서비스가 거의 부재한 아프리카를 포함한 빈곤지역에서는 OBF (Obstetric Fistula), 즉 산후 누공 상태로 고통을 받는 여성들이 많습니다. 여성이 출산할 때 겪는 난산으로 태아가 제 시간에 나오지 못하여 오랫동안 여성의 질 속에 있으면서 그 압력으로 질과 방광(bladder)/직장(rectum) 사이가 접착되고 그 부분에 구멍이 생겨서 결과적으로 소변이나 대변을 자제 못하고 질을 통해 배출되는 상태가 됩니다. 그리하여 이 여성들은 태아도 사산되는 경우가 많고 또 이러한 상태로 인해 냄새 난다고 남편과 가족들에게 버림을 받을 뿐만 아니라 마을에서 쫓겨나서 저주와 소외를 당하며 어렵게 생활하게 됩니다. 아프리카에는 이런 불행한 상태에서 10-20년 이상 가족으로부터 버림을 받고 정신적, 육체적 고통 가운데 살아가는 여성들이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런 상태는 현대 의학으로 비교적 간단하게 수술받고 소변/대변을 다시 컨트롤하는 물리 치료를 받으면 완전히 치유될 수 있는 병이어서 Mercy Ship에서는 이런 여성들을 많이 수술하고 몇 개월간 물리 치료하여 완치하는 일을 하는데, 저는 이 여성들이 완전히 회복된 후 퇴원하기 전에 화려한 여성스러운 의상을 입고 Dress Ceremony를 하는 순서에 참가하여 그들의 나타내는 기쁨과 고마움을 보면서 깊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이 순서는 이들에게 그 옷뿐만 아니라 이제는 완전히 아름다운 여성이 되었음을 상징하는 거울과 비누 그리고 성경책이 선물로 주어지는 순서이며 그 여성들이 기쁨과 감사를 춤과 말로 표현하는 순서이기도 합니다. Dress Ceremony에서 보여준 그들의 기쁨은 예수님의 옷자락을 만진 후에 만성 혈루증을 치유 받은 여성의 기쁨과 감사함을 조금이라도 현실로 보게 되는 느낌이었습니다.

아래쪽에 OB Fistula 수술로 새로운 삶을 찾은 여성들의 Dress Ceremony 사진들을 올립니다. 새 삶을 찾은 기쁨과 자기를 처음부터 간호해준 간호사들에 대한 깊은 감사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제가 참여한 Dress Ceremony 에서는 한 여성이 어려운 출산후에 12년 동안 이 고통을 겪어 왔는데, 그 오랜 기간 동안에도 자기를 버리지 않고 지켜준 남편에게 너무 고맙다고 증언하는 걸 들었습니다. 그 자리에 그 남편이 계셨는데 여러 간호사들이 그 분에 대해서 진심으로 감사함을 표하였습니다. 사실 이 곳에는 미국, 호주, 영국, 스웨덴, 독일, 네델란드, 남아공 등 여러 곳에서 봉사하기 위해 온 간호사들 중 많은 이들이 20-30대 젊은 분들이었습니다. 이 간호사들 중 20대 후반의 한 간호사가 이 완치된 여성들에게 한 말이 아직도 기억됩니다:

“여러분들은 정말 고귀한 분들입니다. 여러분들이 당한 고통에 우리도 잠시나마 마음으로 동참하게 허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에게 여러분을 치료하고 간호할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에게 여러분을 사랑할 기회를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여러분들은 참으로 아름다운 여성입니다. 우린 여러분을 사랑합니다. 하지만 우리 하나님은 여러분을 더 많이 사랑하십니다. 꼭 기억하세요.”

이 젊은 간호사는 참된 그리스도 종교의 본질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자신의 봉사활동에서 그 어떤 자부심같은 걸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자기가 사랑할 수 있는 기회를 준 이 여성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을 나타내고 있었습니다. 그러한 사랑으로 역사하는 믿음만이 자신을 세상으로부터 흠 없이 지켜주고 정결하고 더러움이 없는 경건으로 인도함을 이 간호사는 그 젊은 나이에 벌써 깨닫고 있음을 보았습니다. 제 아내도 똑 같은 말을 저에게 자주하곤 했습니다. 자기가 이 의료선교에 자주 가는 이유는 자기가 너무나 약하기 때문이고 그 일과 거기서 하는 경험들이 약하고 넘어지기 쉬운 자신의 마음과 믿음을 지켜 주기 때문이라고.

저는 그리스도인의 진정한 경건은 이렇게 이루어 진다고 믿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신앙의 안목과 실천은 우리의 일반적 삶에서도 세상의 고통으로부터 온전히 지켜주는 원동력을 제공함을 알고 있습니다.

순수한 신앙은 항상 사랑으로 말미암아 역사합니다. 당신이 갈바리를 바라볼 때에 그대의 영혼이 아무 일도 행함이 없이 잠잠히 있거나 그대 자신을 잠들도록 할 것이 아니며, 예수님에 대한 믿음 곧 역사하시는 힘이 있고 이기심의 타락에서 영혼을 순결케 하는 그러한 믿음을 창조해 줄 것입니다.


김정대(JUSTIN KIM) 교우는 뉴저지 포트리 교회에 출석하는 평신도로 현재 재림 신앙과 신학 사이트의 편집자로 활동하고 있다.